Embrace All
티어라이너의 미니앨범 ‘Embrace All’은 ‘꿈’을 테마로 한 정규 2집 ‘잿빛정원’의 시작을 알리며 그 음악적 방향성을 안내하는 작품이다. 2년이란 공백의 시간만큼 발전되고 확장된 사운드로 돌아온 티어라이너. 본작에는 ‘커피 프린스’, ‘로맨틱 아일랜드’ 등의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의 음악감독을 하는 틈틈이 만들어낸 수백개의 데모들 중 엄선된 여섯 트랙이 수록되어 있다. Why today of all days / Living in a tiny moment Now you know I understand / No one Knows, No one let You Go 타이틀곡 “Embrace All”은 서정적인 도입부와 점점 고조되어 정점을 찍는 클라이막스로 쉬지않고 이어지며 만개한 꽃과 같은 카타르시스를 들려준다. 다양한 음역대의 악기를 감싸듯 사용하여 폭넓은 공간감각과 유려하고 몽환적인 사운드를 완성시킨 이 곡은 듣는 이들을 포근하게 포옹해 주는 따스한 곡이다. 또한 3분 12초라는 짧은 길이로 편집된 ‘Radio Edit’와 감성 일렉트로닉 듀오 애플스(apls)의 DJ LOZIK이 리믹스하여 색다른 리듬감과 감성을 느낄 수 있는 ‘sfnk mix’버전이 함께 수록되어 오리지널 곡의 감흥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B-side 곡 중 선별한 “Final Scene”과 “Yst”는 기존의 티어라이너 스타일과는 다소 다른 색다른 음악이며 두 곡 모두 굵직한 드럼이 뿜는 리듬감을 기본으로, 와우기타를 메인악기로 사용하였다. “Final Scene”은 읊조리는 보컬에 로우파이 사운드를 더했는데,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노르웨이의 숲’에서 영감을 받은 곡으로 소설의 내용에 대한 나레이션이 들어가 있다. 그리고 이어지는 “Yst”는 몽롱하고 일렉트로닉한 작법에 부유하는 허밍을 더했다. 마지막 수록곡인 “She’s Lovely”는 드라마 ‘커피 프린스’에도 삽입되어 은근한 사랑을 받았던 곡으로 피아노 아르페지오에 첼로의 하이현이 흐르며 담백한 서정을 전한다. 발매예정인 2집 ‘잿빛정원’의 가장 큰 메인 테마는 음악과 그 음악을 이미지화한 작품의 매치작업이다. 그 시작으로 미니앨범 ‘Embrace All’의 쟈켓 아트웍에 ‘조현익’ 작가가 참여하며 그 첫 선을 보인다. 인간의 욕망과 메커니즘을 주제로 철과 금속적 물성의 극대화와 동양적 사유와 감성을 바탕으로 한 작풍을 선보이고 있는 그는 타이틀곡인 “Embrace All”을 들으며 ‘꿈’, ‘카타르시스’ 등 음악이 표현해내는 추상적인 분위기를 색다른 시선으로 잡아내고 있어 앞으로 계속 진행될 이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는 티어라이너의 음악이 단순히 일반적으로 표현되는 우울이나 처연함이라는 감정만이 아닌 다양한 복합적 의미로 표현되는 것임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한쪽에만 치우친 하나의 감정이 아닌 삶의 전반에 걸친 다양한 희노애락과, 살아있음에 대한 감사의 음악임을 말이다. 티어라이너의 음악들은 거울 반대편 데자뷰 공간에 스쳐가는 놓아버렸던 꿈들의 세계, 매일같이 반복되는 바쁜 일상에 쫓기다 불현듯 찾아오는 되새김 같은 백일몽의 순간. 사소함의 소중함을 나누며 포용하는 ‘희망’과 ‘꿈’을 이야기 한다. 등돌리고 묻어 놓았던 못난 것, 미운 것들에 뺨을 맞대고 미소를 나누는 것. 이는 기쁨과 행복, 슬픔과 노여움 등 모든 감정들의 공명일 것이다. 그리고 이런 감성들은 사운드의 구석구석 꽃봉오리처럼 녹아 있어 주의 깊게 들으면 들을수록 활짝 피어난다. 그렇기에 티어라이너의 음악을 들을 때는 세밀한 소리들의 공간감 포착을 위해 되도록 헤드폰으로 감상하길 권장한다.